10여년간 학업과는 거리가 먼 실무생활을 하다보니 성적관리에 대한 감을 잃었나보다. 또, 나의 약점을 알 수 있는 계기였다.
UC는 쿼터제로, 1년에 3학기와 약 3개월의 여름방학이 있다. 나는 지금 3번째 학기를 막 끝낸 상태다.
많은 CS과목들은 학기안에 2~4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도록 하는데, 지난 학기 3개 과목모두 그러했다.
* Advanced Computer Architecture, Advanced Computer Networking, Artificial Inteligence
프로젝트가 많다보니 코스웍 내용보다 프로젝트에 많은 시간을 쏟게 되었는데, 프로그래밍을 거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나로써는 얼마전까지 학부생이었던 친구들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투자해야했다.
개략적으로 로직을 짜고, 필요한 자료구조나 기능은 구글에서 찾았지만 막히는 부분은 항상 있었다. 그래서 교수님이나 TA에게 질문을 했다. piazza 또는 slack, 그것도 아니면 discord로 교수님이나 TA에게 질문할 수 있도록 하는데, 보통 거의 질문이 없었다. 나는 도통 몰라 질문을 꽤 많이 했는데, 희한하게도 내가 그 질문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다 할 때 쯤이면 다이렉트 메시지로 나에게 도와달라는 메시지가 오곤했다.
나는 그 프로젝트 외에는 아직 코스웍 내용도 잘 모르면서, 그친구들에게 내가 어렵게 알아낸 방법을 설명해주는데 기꺼이 시간을 할애했다. 나는 내가 아는걸 정말 티내고 싶어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프로젝트가 겹치다보니 시험공부에 조금 소홀해져서 겨우 2~3회독 정도만 하고 시험을 보니, 필기시험 성적이 좋지 않았다. 한글도 아니고 영어로 공부하니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는데도 참, 어렵게 프로젝트하고, 남들 떠먹여주고 남은 시간동안 공부하며 시험기간을 보냈다.
결과적으로, 프로젝트 내용에 관련해서는 정말 머리에 인이 박힌 것 같지만, 걔네들은 더 좋은 성적을 받았고 난 그렇지 못했다. 대학원에서는 대부분 A를 받고 GPA 3.7이상의 성적을 받는다는데, 너무 속이 상해서 다른걸 시작하려해도 자꾸 생각나고 괴롭다.
이제야, 왜 다른애들은 게시판에서 그렇게 조용했는지 알 것 같다. 내 공부하기도 바쁘기에, 남들 돌볼시간은 없는 것이다. 시간은 정말로 짧다. 내가 이만큼 노력해서 이걸 알게되었다는걸 굳이 알릴필요도 없었다. 얼마나 열성적으로 프로젝트를 했건, 남을 도와주었건, 성적만 남아서 모든것을 증명할 뿐이기에 여유가 없다. 여유가 없을 수 밖에 없다.
오지랖부리기 전에 자신의 학업상태를 되돌아 보아야 하겠다.
속쓰리지만, 힘내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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